드림엑스 뉴스 : [기자수첩]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故) 백남기 농민에 대한 기억

[기자수첩]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故) 백남기 농민에 대한 기억

내외뉴스통신 2020-01-18 12:31



내외뉴스통신, NBNNEWS  ▲ 김경현 선임기자  ▲ 김경현 선임기자
[고양ㅣ내외뉴스통신] 김경현 선임기자 = 지난해 4월 국회 사개특위와 정계특위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선거제 개혁안과 공수처법,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이 지난 13일 검·경 수사권 조정안(형사소송법 포함) 통과로 일단락됐다. 필리버스터 등 자유한국당의 적극적인 반대 투쟁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을 위시한 ‘4+1 협의체’ 주도로 개정안들이 모두 통과된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뿐만 아니라 시민들 사이에서도 법 개정을 두고 ‘개혁’이야 ‘개악’이냐 의견이 분분하다.
패스트트랙 마지막 안건으로 통과된 검·경 수사권 조정은 1954년 제정된 형사소송법 이래 66년 만에 개정된 것으로써 경찰의 ‘수사 종결권’ 독립이라는 숙원 사업이 이뤄졌다. 좀 더 상세하게 설명하면, 애초 형사소송법상 경찰은 수사 종결권이 없었다. 검찰의 지휘아래 모든 사건은 검찰로 송치해야 했었고, 수사의 종결은 검찰만이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찰이 자체적으로 수사를 해서 ‘혐의 없음’으로 판단한 사건은 이제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불기소 의결’으로 자체 종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동안 여권에서 주장해온 공수처 설치와 함께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검찰개혁의 일환으로써 검찰의 과도한 권한을 축소한다는 데는 의미가 있다. 그런데 왜 정치권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마저도 ‘개악’이라는 평가를 하는 것일까. 기자는 이 대목에서 떠오른 한 사람이 있다. 다름 아닌 2015년 서울 도심에서 열린 ‘민중총궐기집회’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가 이듬해 숨진 고(故) 백남기 농민이다.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백남기 농민 건에 대해 강신명 전 경찰청장에게 남용된 공권력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강 청장은 사과를 거부했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야 임명된 이철성 전 경찰청장이 언론을 통해 고개를 숙인바 있지만, 백남기 농민 유족을 직접 찾아가 사과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 전 청장은 경찰개혁이라는 화두를 꺼내기는 했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전 청장이 말했던 경찰개혁은 무엇이며, 진행되거나 이뤄진 게 있을까. 사실 경찰개혁을 위해 현실적으로 변한 게 있거나 법 개정이 이뤄진 건 없다. 경찰개혁에 있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에 관한 법률은 지난해 3월 발의됐지만, 제대로 논의 한번 되지 않은 상태로 상임위조차 통과하지 못한 채 잠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발의한 ‘경찰청법 전부개정안’에 따르면 경찰을 국가경찰과 자치경찰로 분리해 교통과 생활안전, 지역 경비는 자치경찰이 맡고, 국가경찰은 수사를 전담하는 국가수사본부(본부장은 경찰 외부인사)를 만드는 것으로 돼 있다. 더해 사찰논란을 심심치 않게 불러일으키는 정보경찰 업무 범위는 ‘공공안녕에 대한 정보 수집’으로 축소하는 내용이다.
왜일까, 경찰개혁을 위해 발의된 법률은 논의조차 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것도 뒤늦게 발의돼 패스트트랙에 태워 검찰의 권한을 축소해 공수처와 경찰에 나눠주려는 성급함은 무엇일까. 상식적으로 막강한 검찰의 힘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공수처 견제에 대한 안전장치와 경찰개혁이 선행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행과정 없이 이처럼 검찰개혁을 밀어붙이는 이유가 뭘까. 혹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복수’를 위한 것이라고도 하고, 또 다른 혹자는 ‘문재인 대통령 퇴임 이후를 위한 것’이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제2의 백남기’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시민들이 생활 일선에서 접하는 공권력은 경찰이다. 그만큼 경찰의 공권력 행사는 법령에 준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고, 또한 절제돼야 한다. 정치검찰도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 되지만, 정치경찰 또한 존재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과연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경찰개혁을 위해 어떤 노력므 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혹여 검찰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정부여당은 ‘늑대의 이빨을 뽑기 위해 여우의 발톱을 키워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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