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엑스 뉴스 : 한국타이어 오너家 경영권 다툼 '점입가경'…'경영 위기' 가중되나

한국타이어 오너家 경영권 다툼 "점입가경"…"경영 위기" 가중되나

아시아투데이 2020-11-27 06:01



[아시아투데이] 김병훈(rsecreth@asiatoday.co.kr)

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차남 대 삼남매’ 구도의 법정 다툼이 점입가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일찌감치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을 후계자로 지목한 가운데 장남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과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차녀 조희원씨 등 삼남매가 분쟁에 본격 가세하면서다. 올해 3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부진의 터널을 지나 실적 반등에 성공한 한국타이어지만, 오너 일가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그룹의 앞날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특히 조현범 사장이 최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후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오너 리스크’가 해소되는 듯 했으나 조희경 이사장이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한 지 4달 만에 ‘차남 승계’가 옳지 않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진 모양새다. 오너 일가의 경영권 다툼, 한국테크놀로지와의 상표 분쟁, 글로벌 타이어 업황 악화라는 삼중고에 직면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조희경 이사장은 전날 서울가정법원에서 아버지인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재판과 관련해 가사조사를 받은 후 조현범 사장을 향해 “부도덕한 비리와 잘못된 경영 판단으로 회사에 손실을 끼친 조 사장을 직원들이 믿고 따를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면서 가정에서는 화합을, 회사에서는 준법과 정도경영을 강조했던 조양래 회장의 갑작스러운 차남 승계가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조희경 이사장은 조양래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조현범 사장에게 물려주기로 하고 지분을 양도하자 이 결정이 정상 상태서 이뤄지지 않았다며 성년후견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2녀 2남 중 장남이자 셋째인 조현식 부회장의 추후 움직임에 따라 그룹 경영권 분쟁으로 다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차남 대 삼남매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점화되면서 그룹의 미래는 물론 국내 타이어 산업 전체의 발전을 저하시키는 것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건 조현범 사장이 조양래 회장으로부터 경영권 지분을 넘겨받고 차기 총수에 사실상 낙점되면서다. 그동안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돼 온 조현식 부회장을 제치고 그룹의 대권을 거머쥔 셈이다. 다만 그전까지만 해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3세 경영’ 체제를 누가 구축할지는 미지수였다. 앞서 조양래 회장이 2013년부터 두 아들에게 그룹 경영을 맡겨왔고 교차 경영을 지시하며 동등한 대우를 해왔기 때문이다. 조현식 부회장이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을 맡아 인수합병과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조현범 사장은 한국타이어를 통해 타이어 사업을 전담하는 구도였다.
재계에선 그동안 재벌가의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조현식 부회장이 차기 총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해왔다. 실제 올해 1분기까지 조현식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19.32%, 19.31%였다. 그러나 조현범 사장이 지난 6월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조양래 회장이 보유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전량(23.59%)을 인수하며 최대주주(42.9%)에 오르며 상황은 급반전됐다.
이처럼 갑작스런 지분 변동은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졌고 조희경 이사장 또한 반기를 든 데 이어 지난 7월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을 신청하며 법정 다툼이 시작됐다. 성년후견인 제도는 노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게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조희경 이사장은 고령인 조양래 회장이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건강 상태에서 지분 양도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후 조양래 회장이 직접 나서 건강 상태에 이상이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지만, 조현식 부회장마저 아버지의 건강 상태의 검증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만약 심판 결과 조희경 이사장의 성년후견 신청이 받아들여진다면 조양래 회장의 지분 양도 결정이 법정 효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선 이 경우 조현범 사장으로서도 총수의 지위가 단숨에 흔들릴 수 있는 만큼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성년후견심판 청구가 기각되면 조현범 사장의 경영권 체제를 위협할 방법은 사실상 없는 셈”이라며 “삼남매가 상황을 뒤집을 카드로 성년후견심판을 선택한 상황이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분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타이어가 이 같은 경영 불확실성 지속에도 올해 3분기 들어 실적 상승세를 탄 점은 고무적인 부분이다. 한국타이어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33.9% 감소했지만, 한분기 만에 영업이익 2000억원대에 진입하며 실적 회복의 불씨를 살린 바 있다. 다만 코스닥 상장사 한국테크놀로지와의 법정 다툼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며 상호 사용 논란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유례없는 대내외 경영 위기 속에서 경영권 승계 작업을 진행 중인 만큼 향후 경영권 분쟁 구도가 어떻게 흘러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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